국립국악원 4월 야진연 공연 후기 리뷰 (예악당 자리 추천)

 이번 4월 9일부터 이번 주 수요일인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옆에 위치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야진연”이라는 한국 전통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야진연 공연
국립국악원 예악당 전경

 

 “야진연”?

 “야진연”은, 1902년 고종의 기로소 입소(정 2품 이상, 나이 70세 이상의 문신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로, 왕으로서는 태조/숙종/영조이 앞서 입소)에 대한 진연(연회) 중 하나입니다. 당시,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축하하기 위해, 대상에 따라 다양한 연회(총 6회)가 이루어졌는데, “야진연”은 황태자가 올린 연회였습니다.

 


국립국악원 70주년 기념공연 야진연 해설집 및 표
국립국악원 70주년 기념공연 야진연 해설집 및 표

 이번 국립국악원의 공연은, 이러한 1902년 5월 31일(음력 4월 24일) 경운궁 함녕전에서 올려진 “야진연”을 토대로 이루어졌으며, 의례동안 연주된 총 22곡과 궁중정재에서 연주된 12종의 연주 중 6종의 정재와 4곡의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곡 “수제천”

 백제의 “정읍”이라는 곡을 배경으로 하는 곡으로, 피리(향피리), 대금, 소금, 아쟁, 해금, 장구, 좌고가 어우러져 펼쳐지는 곡으로, 특히 피리의 소리는 수제천의 선율을 주로 이끄는 역할을 하며 곡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대금, 소금, 아쟁, 해금 등의 소리 역시 결코 가볍지 않고 어우러져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불규칙한 박자 변형 사이를 유유히 흘러 귀를 감싸는 피리류의 소리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자는 거 아님 절대 아님)

 

 도교적 무릉도원의 산세가 펼쳐짐을 나타내는 곡으로, 듣는 이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왕이 행차할때나 궁중 연회에 주로 쓰였습니다.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야진연” 무대 세팅 전경

 참고로, 올해 중학교 온라인 수업 과제로 선정된데다가, 맛동산이 듣는 음악으로 매스컴을 타서 몇몇 어린이/청소년/어른이들은 이미 익숙하실 수도 있습니다. 

 

 

 

 조선의 미, 그리고 두둠칫과 재치를 느낄 수 있는 무대 연출

 무대는 아름다운 한복들을 입은 무용단이 각 곡에 맞추어 그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조선의 고유한 의복”인 한복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으며, 크지는 않으나 리듬에 따라 절제되어 이루어지는 동작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왕복숭아”와 “학 두마리” 등의 재치 있는 연출은 개인적으로 잔잔한 흐름의 공연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립국악원 공연장 “예악당” 자리 추천

 국립국악원 공연장은 예악당, 우면당, 풍류사랑방, 연희마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해당 공연은 예악당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악당 좌석배치도
국립국악원 예악당 좌석배치도 좋은 자리 소개

 공연장의 좋은 자리, 즉 명당은, 사실 관람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달리 정해집니다.

 

 다만, 요약해서 설명드린다면, 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장의 경우 공연에서 배우 또는 무용수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를 보다 자세히 보시고자 한다면 (중앙석 기준) 나열/다열의 45번 이하, 전체적인 무대를 아울러 보시고자 한다면 54번 이후 자리를 좋은 자리로 추천드립니다.

 

 특히, 조용히 하기 어려운 아이를 동반하신다면 3층에 다소 독립된 공간은 별좌/별우 공간을 추천드립니다.

 이날 공연에도 가열 좌측의 몇몇 어린 친구들이 공연 중간 중간 소음을 더해 주더군요 😉

 

 

 

 “야진연”의 의미가 주는 위로와 축복

 공연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모든 무대 출연진 분들이 마스크를 바르게 쓰고 무대에 임하셨다는 겁니다. 특성상 악기 또는 무용단 분들은 필요에 맞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철저하고 통일성 있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대를 진행하시어 대단히 좋았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해야하는 까닭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COVID-19이라는 어려움 때문이지요.

 

 “야진연”의 주인공인 “고종” 즉위 40년에도 전염병이 창궐하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 시절 조선의 백성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에, “고종”은 자신의 40주년 기념식을 취소하고 해당 기로소 입소와 행사/진연들 역시 두 차례의 거절 후에야 겨우 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어렵사리 열린 진연이, 이번 2021년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열린 것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시간을 기원하고 축복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우리의 현실에 무릉도원은 없을지 몰라도, 각자가 지켜가는 소중한 일상이 존재하니 말입니다.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요즈음이지만, 모두 힘내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 날 공연의 커튼콜 영상을 공유합니다.

 

 

 

 이날 공연에 등장한 아름다운 한복들과, 출연진들을 함께 보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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