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안테나곰 페이지 포스트를 통해 인사드리는 저는 오롯이 영화를 비추다의 솔데입니다.
데드풀 2 확장판 슈퍼듀퍼컷 블루레이 발매를 앞두고 많은 어둠의 경로의 유혹에도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고 정식 발매만을 기다리고 있는 요즘, 기다림의 에너지를 모아 솔데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데드풀 2의 진정한 의미’ 편을 리뷰로 쓰게 되었습니다.
[솔데의 오영비] 영화 데드풀2 리뷰 : 어쩌면 현 시대의 진정한 의미의 힐링 팩터
당신에게 데드풀 2는 어떤 영화였나요?
정신 사나운 주인공이 나와 온갖 근본 없고 저질인 아재st 개그를 날리는 병맛 가득한 영화?
통쾌하고 호쾌한 액션이 잔뜩 등장해 눈코 뜰 새 없이 즐기게 만드는 멋진 액션 영화?
여타의 마블 MCU, 엑스맨 시리즈에선 분명 맛볼 수 없는 재미가 가득한 특별한 영화?
2018년 개봉한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인 가족의 완성을 그려낸 21세기 형 가족 영화?
아마 많은 데드풀 팬 분들께는 올해 5월이 위의 매력들은 물론이고, 다 적지 못한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데드풀 2로 인해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한 시기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데드풀 2의 매력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가족 영화라는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을) 세대 간의 선순환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아직도 영화 로건을 떠올리면 양가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하나는 참 잘 만들어진 참 괜찮은 영화라는 긍정적인 감정입니다. 영화 로건은 가히 울버린에게 어울리는 비장하고 극적인 결말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내내 벗어날 수 없는 세계관과 그 안에서 유지되는 설득력 있는 전개,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영화적인 완성도는 개인적으로는 역대 울버린 시리즈 엑스맨 시리즈 중 가히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로건의 결말은 “꼭 그렇게~ 우리 로건을~ 보냈어야 했냐?!”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분명히 느끼게 만듭니다. 물론 마블 코믹스로 엑스맨 세계관을 만나오신 분들이라면 이러한 로건의 퇴장이 결코 예상 못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아무튼 어쨌든 제 또래의 영화 팬들에게는 같은 시대를 공유해온 불멸의 히어로 로건 (이하 엑스맨)의 퇴장을 스크린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은 황홀한 고역과 같았습니다.
결국, 로건은 노쇠하고 실패한 자신들의 시대를 새로운 희망을 피우기 위해 희생하며 켜켜이 쌓아온 자신만의 긴 역사를 마무리합니다. 그 퇴장의 당위가 어떠하든, 얼마나 납득이 가던지 간에, 분명히 많은 팬들은 로건의 퇴장으로 상처를 입어야 했습니다. (적어도 저는 말입니다.)
아마 스타워즈 팬 분들은, 마블 시리즈 팬들의 영화 로건보다, 더 부정적인 감정들로 현 스타워즈 (3부작 중 개봉한) 2부-깨어난 포스와 라스트 제다이-를 기억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라스트 제다이의 폭풍난장은 이미 깨어난 포스 때 예견되었다고 보며, 더 개인적으론 그런 점에서 깨어난 포스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평가는 깨어난 포스가 더 좋아서 (아마 세계관 내의 설정 오류 문제인 듯은 한데) 좀 의아한 면이 있지만… 아무튼 라스트 제다이의 개봉 이후 불거진 정치적 올바름 논란 및 스타워즈 팬들에 대한 몰염치성에 대한 논란은 가히 성난 불길과도 같았습니다.
명실상부 한 시대의 영웅이었던 인물들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퇴장은, 그 퇴장마다 설정 오류 및 전개 오류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정말 솔직하게, 제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차라리 설익은 등장 가득한 깨어난 포스보다) 잘 만들어진 한 세대의 비장한 클라이막스로 다가왔습니다. 적어도 아직 9편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니 말입니다. 이 말 속엔 ‘어디 한 번 9편에서 두고 보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있지만, 적어도 8편 하나로 스타워즈의 새 트릴로지를 다 포기할 만큼 실망하진 않았습니다(전 정말 7편이 악몽이었습니다!).
그러나 잘 세워진 스타워즈의 세계관의 계승을, 세대와 세대 간의 난투극과 일방적인 희생으로 끝내는 7, 8편의 난장은 분명히 많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에게 로건과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분명히 잘 만들어진(평점 9점 이상), 그러나 우리의 추억 속의 인물들을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싸그리 바치는 잔인함을 (특히 스타워즈 7, 8편은 영화의 완성도 외적으로 더 큰 문제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가진 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세대와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시대의 승계는 많은 영화와 문화예술 속에서 이야기의 주된 모티프가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러한 세대 간의 갈등/승계의 문제는 전 세대의 퇴장과 새 세대의 탄생으로 결말짓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전개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어쩌면 기꺼이 감당해야 할 앞으로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마뜩치는 않아도 딱히 납득 못 할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이야기가 지금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역시 충분히 반동적으로 일어날 순 있으나, 아무튼 우리 또한 그 이전 세대의 희생과 퇴장을 보거나 보진 못했어도 바탕하여 자라났으니까요.) 우리의 추억 속 히어로를 (특히 라스트 제다이의 경우) 단번에 ‘희생’시킨다는 날려버린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이러한 납득 하지 않을 수 없음과 마뜩하지 않음이 공존하는 작품들이 반복하여 영화 팬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중에,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작품이 샛별처럼 등장해 상처 입은 팬심들에 힐링팩터 폭탄투하를 날립니다.
BOMB!!!
그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드릴 데드풀 2입니다.
데드풀 2 개봉 전 데드풀 2의 ‘가족영화’라는 슬로건은 많은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코믹스 팬들이라면 케이블의 등장 소식에 어쩌면 그려보았을 예상되는 그림이 있었을테지만, 실제로 데드플 2의 등장인물들과 현 엑스맨 영화 세계관에 그 그림이 크게 부합하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더 의아한 점은… 영화를 보고 나온 팬들은 이러한 ‘가족영화인 데드풀 2’에 어느정도 납득되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리 불쾌할 부분 없이 말입니다. (딱히 누가 탄생하지도 않았는데… 아, 맞다. 갖태어난 애기 다리 같은 다리 한 세트는 확실히 기억에 나네요.)
데드풀 2는 이미 라이언 레이놀즈도 이야기 했듯이, 그리고 많은 팬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가족영화임과 동시에 세대와 세대 간의 선순환을 잘 그려내고 있는 수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림은 오로지 불사의 몸인 데드풀이라는 히어로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데드풀 2에서 데드풀은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 바네사를 잃고 난 후 그 슬픔을 이겨낼 틈도 없이, 미래로부터 온 케이블로부터 한 소년을 지키기 위해 엑스포스를 결성합니다. 많은 위기(?) 끝에 데드풀은 통제 불능으로 폭주하는 소년을 지켜내고 또 새로이 탄생하도록 돕습니다. 아주 아주 흥미롭게도, 결과적으로 자신의 ‘희생’ 없이 말입니다.
그러나 심지어 데드풀 2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어쩌면 평범한 인간은 되돌릴 수 없을 (심지어 날고 기는 히어로들도 되돌리지 못한) 과거의 아픔(?!)들을 자신의 능력과 재치로 완벽하게 복구해냅니다.
(안녕 그린랜턴 안녕 빌런 데드풀 안녕 이 모든 흑역사들이여)
이러한 데드풀 2의 결말은 어쩌면 너무도 인간다워진 히어로들 사이에서, 또 다른 의미의 진정한 히어로로서 세대와 세대 간에 예상치 못한 선순환을 (데드풀이라 가능했음이 분명하게) 논리적으로(!) 완벽한 새로운 결로 이루어냅니다.
그렇기에 저는 데드풀 2를 근래의 프랜차이즈 영화들의 인간적인 히어로들의 희생과 퇴장에 지쳤을 많은 영화 팬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는 바입니다. 아마 제 리뷰를 보고 보시면, 데드풀 2가 정말 한 15도 정도는 달리 보일거에요. (…) 아마도요.
이러한 데드풀 2의 매력은 기본적으로 데드풀이 가진 고유의 특성에서부터 나옵니다.
어마무시한 힐링팩터로 죽어도 죽을 수 없는 데드풀의 불사의 몸과 아무튼 어쨌든 납득이 가는 360도로 열린 결말 아니 어디로든 튀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전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실 어쩌면 도미노보다 더욱 행운 만땅일지 모르는) 차원의 벽을 너머 휘두르는 똘기는 영화 데드풀 시리즈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차원의 문 아니 전개의 문이 가능케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전개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데드풀이라는 영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배우와 제작진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데드풀 2가 나오기 전까진, 디즈니의 폭스 인수를 꽤나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드디어 마블의 두 세계관(어벤져스와 엑스맨)이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른 그 어떤 경우의 수의 단점들로도 사그라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데드풀 2를 보고 난 후, 저는 이전까지 생각지 못했던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토록 데드풀이라는 영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가 있는데, 디즈니의 인수가 혹여나 그들이 공들여 만들어놓은 데드풀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망쳐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 말입니다. 디즈니가 그간 반복해온 딱히 납득 못할 건 없지만 분명히 무언가 편향되어버린 올바름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써 말입니다.
사실 데드플 2가 제게 준 가장 큰 쾌감은, ‘이것이 올바른 것이야!’라고 강요하는 시류가 주는 충분한 공감대 없는 또 하나의 ‘피치 못할’ 강요로부터 벗어난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이러한 피치 못할 강요 역시, 어쩌면 시대의 흐름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그러한 강요가 누군가에게는 (19금 매체보다) 분명히 폭력적일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생각하게 되는 요즈음이기에…
어쩌면 근래의 영화 팬들이 입어야 했던 ‘올바름’ 이나 ‘당위적인’ 이야기에 의한 상처들에, 데드풀 2가 만들어낸 분명히 색다른 기류의 이야기가, 비록 단편으로 마쳐질지도 모르나(안돼!) 적절한 힐링 팩터가 되어주지 않았나 감히 이야기해봅니다.
아마 데드풀3 이전에 엑스포스가 개봉할 것으로 보이는데(사실 데드풀 3에 대해서는 아직 제작 자체가 열린 결말이라고 주륵 주르륵 주르르륵), 어차피 엑스포스는 데드풀만의 것이 아니기에 디즈니 산하의 엑스포스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던지 개의치 않고 즐길 예정이지만…
개인적인, 극히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디즈니 또는 마블 MCU 측이 현재의 데드풀 세계관만큼은 (원래의 데드풀이란 캐릭터가 그러하듯) MCU 내에서도 독자적으로 꾸려져나갈 수 있게 배려해주길 간절히 바라여 봅니다.
쓰고 보니 어느 한 측면으로 투 머치한 리뷰가 되어버렸지만!
아무튼 데드풀 2는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보지 않더라도 약간의 19금 액션과 멘트들을 즐기거나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다면 정말 어마무시한 매력을 가득 담은 영화입니다.
이제 곧 데드풀 2의 확장판 슈퍼듀퍼컷이 블루레이로 발매될 예정인데, 보다 더 발칙해진 데드풀 2의 매력에 함께 빠져보시길 진심으로 바라여 봅니다.
이상 라이언 레이놀즈 공식인증(*녹취 증거 있음*) 라이언 레이놀즈의 잃어버렸던 동생이자 스페어 신장의 소유자(주진 못함) 솔데의 ‘영화 리뷰 쓰랬더니 온갖 잡설을 다 다해버린 영화 리뷰를 가장한 시대 이야기 글’이었습니다.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