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계속 거제로 가는 길을 살폈다. 언제나 갈 수 있나, 무엇을 가지고 가서 무엇을 할 수 있나를 살피다가 몇 번이나 울컥거렸다. 이제는 더는 어리지만은 않으니, 철 없을 적 오지랍도 누군가의 이야기에 대한 무조건적인 내면화도 유연히 넘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 찾아오는 아픈 소식엔 생각보다 더 쉽게 무장해제가 된다. 쌓여 온 세월은 내게 두터운 완충막을 세워주었지만, 그만큼 깊은 삶의 행간을 가늠하게 만드는 시선도, 얄궃게도, 함께 주었다. 그 가늠이 때로는 과하거나 덜하더라도 그 시선에 닿은 무언가는 나를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수요일, 처음 거제 사건을 기사로 접하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멀쩡히 밥을 먹고, 남은 저녁 일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