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먹다#30] 세월에 장사 없어도 1편: 인천 부평 산곡동 맛집 덕화원, 빵카페 그랑팡

 오늘은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이었어요.

 거의 2년만인가? 정말 오랫간만에 (집에서 두 시간 거리의) 부평에 들러 좋아하던 가게들을 가보기로 했거든요.

 직장이 경기 남부 끝의 용인으로 옮겨가면서, 부평은 한동안 가기 너무 어려운 곳이었어요. 한때 부평을 종종 찾던 부평 맛집 탐색가로서 언제나 “부평 한 번 가야지.”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던 중에, 이번에 서울로 직장을 옮겨오며 추진력을 얻어 다녀온거죠.

 음, 들른 김에 재개발로 인한 이주로 올해를 끝으로 오래동안 처음의 터를 지켜 온 매장의 문을 닫는 부평 산곡동 중화요리 맛집 “덕화원”을 들러보기로 했어요. 덕화원은 산곡초등학교 주변에 있는 6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중국집들 중에서 가장 평이 좋고 잘 알려진 중화요리집이랍니다.

 해당 지역이 재개발 예정지가 되면서, 해당 지역의 많은 아니 모든 매장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덕화원 역시 올해 말까지만 운영을 하기로 했답니다. 해당 매장을 닫은 후의 덕화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찾지 못 할 추억의 장소에서의 맛을 기억에 남기고자 이 곳을 간만에의 부평 여행의 점심식사 장소로 정했습니다.

 아무튼, 이 날 부평 나들이는 간만의 방문이니만큼 나름 철저히 준비를 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계획한 이날의 동선은 덕화원이 있는 산곡동에서 시작해서, 이어서 2편으로 올라올 부평구에서 마무리 짓는 것으로 하고 허튼 시간이 없도록 일정을 정말 촘촘히 짜두었지요. 간만에의 방문이 정말 제대로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그리고 이날의 부평 나들이는, 원래의 계획과는 조금은 다른 결말에 당도했으니…

 [오롯이먹다#30] 세월에 장사 없어도 1편: 부평 산곡동 맛집 덕화원, 빵카페 그랑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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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중국집 맛집 덕화원 웨이팅

 1. 2022년까지 영업하는 부평 산곡동 “덕화원”

 인천 부평 근방에는 유명한 중국집들이 정말 많아요. 특히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노포들도 참 많지요. 이러한 노포들의 특징은, 매장이 크지 않다는 것. 덕화원은 테이블이 5개 정도이고, 인근에 있는 대개의 노포 중국집들도 테이블이 적게는 1개에서 많아도 10개가 넘지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웨이팅을 각오해야 하는데, 저희는 오픈 전에 일찍 도착해서 대기를 함으로써 그 웨이팅을 줄여보고자 했죠.

 원래는, 11시 10분쯤에 근방의 지하철역인 7호선 산곡역에서 만나서 덕화원으로 가려고 했는데, 제가 늦어버려서, 일행인 안테나곰님이 먼저 도착을 했습니다. 다행히, 안테나곰님께서 최초의 다섯 테이블 안에 들어서, 덕화원 오픈시간인 11시 30분에 먼저 들어가서 주문을 하게 되었어요.

 메뉴 오더는 제 몫이기에, 당당하게 메신저로 이야기했죠. 흠흠… 지각생 주제에 메뉴 주문을 당당히 한다는게 약간 눈치는 보였지만…

 “간짜장 하나, 짬뽕 하나, 탕수육 하나!”

 먹는 건 맛있게 먹어야죠!

 제가 도착한 11시 40분 쯤에, 이미 매장 밖에는 몇 팀의 대기자들이 있었고,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저를 아.주.친.절.한.눈.빛.으.로 맞아주는 안테나곰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제가 도착한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씩 연이어 나왔습니다.

 첫 다섯 테이블은 주문을 모두 받고 동시에 주문이 들어가서, 메뉴들이 모든 테이블에 시간차 없이 바로 서빙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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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덕화원 매장 내부 사진 할아버지 사장님과 메뉴판

 매장에서는 할아버지 사장님께서 홀에서 서빙을 하고 계시고, 젊은 남성분이 웍을 잡고, 할머니 그리고 젊은 여성분이 함께 주방일을 돕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직원분들을 아우르는 고양이 감독님이 계셨습니다(고양이 감독님 특: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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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덕화원 고양이 감독님

 제일 먼저 짬뽕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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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중화요리 맛집 덕화원 짬뽕 리뷰 사진

 참고로, 지금 덕화원은 네 가지의 식사메뉴와 두 가지의 요리메뉴만 하고 있어요.

 식사메뉴는 간짜장, 짬뽕, 고추짬뽕, 짬뽕밥 그리고 각 메뉴의 곱빼기, 요리 메뉴는 탕수육과 깐풍육이 있었습니다. 

 덕화원 메뉴 가격은, 간짜장/짬뽕/짬뽕밥은 기본 7,000원 그리고 고추짬뽕은 9,000원, 각 곱빼기 메뉴는 +2,000원이었구요. 탕수육과 깐풍육은 각각 20,000원/30,000원(탕수육 중/대), 25,000원/35,000원(깐풍육 중/대)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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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중화요리 맛집 덕화원 탕수육 리뷰 사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짜장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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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중화요리 맛집 덕화원 간짜장 리뷰 사진

 전반적으로 모든 메뉴들은, 과하지 않지만 입 안에 만족을 가득 채우는 즐거움이 있는 맛이었어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는 간짜장인데, 면이 굉장히 쫄깃하고 그 쫄깃함에 어울리는 짭쪼름한 간짜장이 어우러져서 씹을 때마다 즐겁더라구요. 사실 많은 동네 중국집에서 언제부턴가 간짜장과 일반 짜장면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아졌어요. 대개는, 간짜장이 그냥 일반 짜장면의 소스처럼 나오는 경우들이 있어서 아쉬움이 컸는데, 간만에 제대로 볶아진 간짜장 소스를 만나니, 정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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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중화요리 맛집 덕화원에서 뺏어먹 아니 나눠먹은 간짜장 리뷰 사진

 다들 아시겠지만, 간짜장과 일반 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전분물 또는 물이 추가로 더 들어갔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간짜장은 춘장에 야채 등의 베이스를 넣어서 볶아서 나오는 소스이구요. 짜장은 거기에 물/전분물이 추가되어서 더 질퍽하고 뭉글뭉글한 느낌을 주는 수분기 많은 소스입니다.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메뉴는 탕수육!

 요즘 유행하는 찹쌀탕수육과 일반탕수육의 사이의 바삭함과 배추를 비롯한 재료들의 맛이 어우러진 투명하고 번잡스럽지 않은 달콤한 소스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었던 메뉴는 짬뽕!

 근데 마지막 순위라고 맛이 없었다라는게 아니에요. 세 가지 메뉴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그 중에 순위를 굳이 매겨보자면의 느낌이라요.

 짬뽕의 경우에는, 적절하게 익은 면에 야채와 돼지고기, 그리고 새우/오징어가 적절히 들어가서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국물이 잘 어우러진 맛이었어요. 한동안 쎈 맛의 동네 중국집 맛의 짬뽕을 맛보다가, 균형감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무게감의 짬뽕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

 첫 테이블들은 한 30분 정도 식사를 하고 다음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덕화원 방문 팁! 대충 한 타임이 30분씩 돈다고 생각하시고 미리 방문하시거나 웨이팅 전략을 세우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1.1. 산곡동에서 청천동으로

 식사를 마친 후, 고양이 감독님과 함께 가게를 나섰습니다.

 저희가 나가는 걸 알고, 문 앞에 서서 문을 열어달라는 귀욤미 고양이 감독님과 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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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고양이 감독님, 늘 건강하기를!

 부른 배에 아쉬운 마음을 안고 산곡동에서 청천동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재개발 예정지인 산곡동에서 이미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청천동으로 향하는 길, 아직은 일부 집들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대개는 을씨년하게 비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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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산곡동 재개발 예정지는 드문드문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지만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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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두들 이곳에서의 기억을 안고 떠나 텅 비어버린 부평 산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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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재개발이 진행된 청천동 방면에 높은 아파트 건물들의 건축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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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유치원이 아니었을까 싶은 노오란 개나리색의 건물은 함바집이 되었다

 아마, 이 동네에 어린 시절부터 터전을 두고 살아온 분들은, 이 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어떤 마음으로 떠나보내셨을까요?

 길을 걷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 재개발이 되고 나면 더 북적일 부평 청천동 “빵카페 그랑팡” 인천부평점

 추운 날씨 몸도 녹일 겸, 편히 앉아 시간을 좀 보낼 겸, 앞서 안테나곰님이 근방에 들렀을 때 가보았던 베이커리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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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청천동 베이커리 카페 빵카페 그랑팡 인천부평점 전경

 요즘 제가 사는 공릉동도 그렇고 지역마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베이커리 카페로 연 카페들이 눈에 많이 띄는 거 같아요.

 이러한 베이커리 카페의 장점은, 우선은 음료와 함께 다양한 빵을 디저트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일거고, 또 하나는 넓은 특히 다층의 매장 형태라서 노트북 등을 이용하거나 장시간 이용하는데 크게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거 같아요.

 사실, 앞서 쓴 “뒤발남” 1편은 이 카페에서 썼다능 😉

 근데 의외로, 빵카페 그랑팡에서 놀란 건, 아메리카노의 맛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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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청천동 베이커리 카페 빵카페 그랑팡 아메리카노와 베이커리 디저트 메뉴들

 많은 베이커리 카페들이 음료의 경우 그저그런 경우들이 많은데, 이 곳 아메리카노는 적어도 제가 맛 본 날은 나쁘지 않은 산미와 향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에티오피아 계열의 원두를 좋아하는데, 딱 좋아! 그 느낌이었습니다.

 이날 디저트로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아몬드 크로플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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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청천동 베이커리 카페 빵카페 그랑팡 생크림 딸기 케이크와 아몬드 크로플 리뷰 사진

 아몬드 크로플은 괜찮은 맛이었고,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나쁘지 않았는데 시트 사이의 딸기가 냉동인 상태로 저를 반겨서 조금 아쉬웠… 냉동인건 괜찮은데, 냉동인 상태로 제 입에 들어온 건 유감… (제가 생크림 딸기 케이크에는 좀 진심이라, 엄격합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이제, 몸을 녹일만큼 녹이고 이날의 할 일(블로그 포스팅) 역시 무사히 마쳤으니, 이날 대장정의 하이라이트 부평시장 근처 나들이를 향해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알게 된, 너무도 안타까운 그리고 황망한 사실 하나…

 눈물 없이 볼 수 있는, 하지만 저는 속으로 울었던, 이날 부평나들이 리뷰 2부에서 그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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