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데의 오티비] MBC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 현실과 비현실의 바람직한 줄타기

 근래 들어 주 4회 KTX 탑승을 유지하며 내년 KTX 우수고객은 따놓은 당상인 솔데입니다.

 드라마 리뷰 읽으러 왔더니 갑자기 왠 KTX 이야기냐 싶으시겠지만…

 사실 어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MBC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의 어느 장면들이 떠오르는 경험을 하여서 시작을 조금 달리 열어보았네요.

솔데의 오롯이 티비를 비추다 WITH TVSTORY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현실과 비현실의 바람직한 줄타기

[솔데의 오티비] MBC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 현실과 비현실의 바람직한 줄타기 2

 인물을 중심으로 보는 내 뒤의 테리우스 줄거리 내용 요약

 고애린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에는 한 여성이 나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고 두 쌍둥이 자녀의 양육에 고단한 경단녀 “고애린” (정인선 분)은 생계 유지를 위해 어째 수상한 구석이 많은 가방 회사 “J 인터내셔널” 대표 (손호준 분)의 비서로 취직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 뭔가 이상합니다. 딱히 있어빌리티하지도 않고 알려지지도 않은 가방이 “억” 소리 나는 가격이고, 비서로 하는 일이 고작 해야 대표의 점심 식사 예약 정도….?

 뭔가 수상타 수상타 하는 사이, 그야말로 대박 사건이 일어나는데!

 바로 “고애린”의 두 쌍둥이 자녀가 고애린과 함께 회사로 왔다가, “억”대의 가방에 주스를 왕창 쏟고 만 것!

 그야말로 대박대박 위기 상황에서 “고애린”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KIS” (킹캐슬 아파트 주부 정보국 : NIS 국가정보원 뺨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주부들의 모임)에도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가방은 물론 회사의 정체까지도 도무지 파악이 안 되고… 그 와중에 “고애린”은 대표의 사주로 납치를 당해 협박까지 당하게 됩니다.

 다행히 무사히 풀려나온 “고애린”은 “J 인터내셔널”을 나와 새로운 직장으로 “킹스백”이라는 가방 매장에 취직을 하게 되는데… 이곳도 뭔가 수상한 듯 합니다. 아니, 수상한 곳 맞습니다. 이곳은 NIS 국가정보원에서 특별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차린 위장 업체로, “가방이 팔리는 것이 너무도 귀찮은” NIS 요원 “유지연” (임세미 분), “라도우” (성주 분)이 가방이 팔려나갈때마다 사색팔색을 하는 가게이기 때문입니다.

 응?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현실에서 판타지 같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구요?

 네. 사실 위의 “내 뒤에 테리우스” 줄거리에는 빠진 퍼즐 한 조각이 있습니다.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 “김본” (소지섭 분)입니다.

 김본

 “고애린”의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사촌 “김본드” 아니 “김본”은, 사실 그는 전직 NIS 블랙요원으로 작전 중 의문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 자신의 연인 (최연경, 남규리 분)의 복수를 위해 그 작전을 홀로 파고 있는 인물! 그런데, 자신의 연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총격의 범인을 다시금 만나게 됩니다.

 바로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 (양동근 분, 특별출연)의 의문의 죽음의 범인으로 말입니다.

 무언가를 직감한 “김본”은 취직을 하게 된 “고애린”을 대신해 베이비시터로 “고애린”의 두 쌍둥이를 돌보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시달리면서도 전직 NIS 요원답게 씩씩하게 시터 일을 완수하는 동시에, 의문의 사건의 중심을 파헤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하게 된 “진용태”의 “J 인터내셔널”.

 가방업체로 위장하고 있는 이 곳은 사실 국가 방산 관련 로비 등으로 모종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고애린”의 두 자녀가 주스를 쏟은 그 “억” 대 가방 역시 그러한 로비의 수단이었습니다.

 두둥!

 그리고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은 이러한 “J 인터내셔널”의 로비에 방해가 된 한 국가 요직 인물의 암살을 목격하여 죽게 되었다는 사실!

 다시 말해,

 “김본”의 전 연인 암살범 = “고애린” 남편 “차정일”의 암살범 = 국가 요직 인물의 암살범! (킬러 케이, 조태관 분)

 그리고 그 뒤에 “J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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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J 인터내셔널과 국가정보원 NIS

 그러니, 당연히 NIS 국정원 역시 이 상황에 끼어들 수 밖에 없게 되었지요.

 그리고 NIS의 작전 본부가 바로 “고애린”의 두 번째 직장 “킹.스.백” 되겠습니다.

 “킹스백”에는 “김본”의 예전 동료(이자 김본을 짝사랑하는) 요원 “유지연”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애린”을 살짜쿵 견제하면서 “김본”에 협력하며 사건을 파헤치고 있지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국정원 내의 암약해있는 흑막이 사건을 방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현재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은 국정원의 부국장 “권영실” (서이숙 분)으로, 그녀는 “김본”의 연인의 죽음에 “김본”이 연루되어있다고 여기며 역으로 그를 쫓고 있는 상황!

 현실과 비현실의 바람직한 줄타기 : 웃겨라, 그러면 열릴 것이니

 현재 12회까지 방영된 내 안의 테리우스의 줄거리는, 보시다시피 현실의 경단녀 “고애린”의 삶에 국정원과 사회악 집단의 싸움이 중첩되며 이루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영리하게도, “고애린”이라는 인물을 통해 사건의 적재적소에 “경단녀” “쌍둥이맘” “아파트 부녀회” “명품백” 등 현실의 요소들을 배치하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김본”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녀를 지키는 전직요원” 남자주인공과 국가 최조 정보기관인 NIS 국가정보원, 그 반대에 있는 악의 축의 암투 등 드라마가 갖춰야 할 비현실 속 판타지적인 매력들을 채워 넣었습니다.

 사실 짐짓 한 쪽으로 쏠려 현실과 비현실 모두를 놓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는 그 양극단을 적절히 조합하여 꽤나 재미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바람직한 줄타기가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웃겨라, 그러면 열릴 것이니.”라는 신조가 (틀림없이) 가득해 보이는 대본과 그 대본을 활자 이상으로 풀어내는 호연의 인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맡겨만 주세요, 이 캐릭터 내가 책임집니다! 

 팔색조 캔디 : 정인선

 어찌보면 기구한 운명의 “고애린” 역의 정인선은 본인이 처한 굴곡 많은 상황의 순간마다 풍부한 표현력으로 그 상황을 뚜렷하게 드러나게 하며 이야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쌍둥이 두 자녀의 사건사고 속에서는 그런 자녀들을 마음으로 품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KIS 멤버들 사이에서는 너무도 쿵짝이 잘 맞는 동네 친구의 모습으로, J 인터내셔널 대표 “진용태”와 킹스백 사장이자 NIS 요원 “유세미” 앞에서는 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알 수 없는 여성으로, 그리고 “김본”에게는 김본의 아픈 과거와 짜여진 현재의 삶에서 일종의 휴식처이자 지켜주고 싶은 여인의 모습으로 각각 보이며 말그대로 팔색조 인물로 그려내지는 정인선의 “고애린”은 분명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캔디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NIS보다 큰 존재감의 KIS : 김여진, 정시아, 강기영

 그런 “고애린”의 가장 최측근들인 KIS의 심은하 (김여진 분), 봉선미 (정시아 분), 김상렬 (강기영)은 제각각 맡은 배역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리며 근래의 그 어떤 드라마의 조연들보다 티키타카 풍부한 쿵짝을 보여주며 드라마가 가진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강기영의 김상렬은, 지금까지 강기영 씨가 지금까지 보여준 그 어떤 배역들보다 더 매력적인 “주부”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들마다 감칠맛 150%을 더해주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무겁지 않아도 매력적인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재미 : 손호준, 임세미

 그리고 이 드라마의 판타지를 담당하는 진용태 역의 손호준과 유지연 역의 임세미는, 오히려 그 무게감을 최소화하며 강약중강약이 아닌 강약중약약으로 이야기가 추구하는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넘치는 무게감이 주는 은근한 설득력 : 소지섭

 그런 중에 김본 역의 소지섭은 자신이 가진 강한 이미지를 앞서 설명한 인물들이 마련해놓은 재미진 판에 잘 녹여들게하며 극의 진지한 부분을 책임지며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역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서서 설명한 “웃기는” 판의 가벼움들 사이에서 무게감을 내보이며 이야기가 가진 판타지를 진지한 측면에서 설득시키는, 아주 바람직한 역할로 이야기의 매력을 더합니다.

 아마 이런 호연을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의 매력적인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 미공개 영상들이 나온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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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이 재미, 후반부 이야기 전개의 발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물론, 판타지를 가벼움에 녹여 보이는 이들을 납득시키는 이야기 전개는 이야기의 후반부가 되면서 매우 큰 취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지닌 문제의 심각성과 비극의 요소들이, 초중반부 깔린 가벼운 판에서 미끄러지 듯 퇴장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단위의 비리와 비극적인 사건이 엮여 있는 죽음 등의 소재가 중후반부의 이야기의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해보았을때, 사실 지금까지의 전개는 이어질 무게감이 다소 덜 반영된 느낌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애린, 훗 뭔지 모르겠지만 끌리는 여자야”의 악역 진용태, “난 널 믿어, 김본. 고애린 너는 대체 뭐니? 흥칫핏.”의 NIS 유지연 등의 가볍고 코믹하게 풀어내진 인물들이 짊어져야 할 후반부의 무게감이 너무 무겁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론 지금까지의 인물들을 순식간에 삼켜버릴 극대화된 악역이나 상황이 등장하고 펼쳐지며, 이야기의 반전이 이루어져 그 분위기의 전환을 이끌어가지 않을까 싶은데… 과연, “내 뒤의 테리우스”는 어떠한 중후반부 이야기를 준비해두고 있을까요?

 과연, 지금까지의 재미가 “내 뒤의 테리우스”의 후반부의 전개를 탄탄히 뒷받침하는 발판이 될까요?

 그러나 사실, 이러한 걱정을 하기엔 지금까지의 전개가 주는 재미가 수목극 시청률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보는 이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으니… 너무 앞선 그리고 쓸데 없는 기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럼 저는, “내 뒤의 테리우스”가 지금까지만큼의 꿀잼으로 쭈욱 이어지길 바라며, 또 의외의 또다른 매력을 더더욱 폭팔적으로 보여주길 바라며 다음주를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내 뒤의 테리우스”는 수요일과 목요일 MBC와 생방송 및 다시보기 서비스를 하고 있는 POOQ(푹)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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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제가, KTX 이야기로 이 리뷰를 연 이유… 안 나와서 혹시 궁금하셨나요?

 사실 이 드라마에는 두 명의 끝판왕이 나오는데… 바로 “고애린”의 쌍둥이 두 자녀 차준수 (김건우 분)와 차준희 (옥예린 분)이 그 인물들입니다. 드라마 내내 에너지틱하게 뛰놀며 각종 사고를 치는 두 아이를 보며, 저는 저도 모르게 가슴을 쳤는데…

 금주 금요일 평생 처음 타본 KTX의 유아동반석, 편한대화 객차에 탄 두 꼬마를 보고 나서, 그 현실 버전을 보았거든요. 객실을 가득 채우는 두 아이의 사자후와 스펙터클한 움직임!

 정말 돌아오는 내내 “내 뒤의 테리우스”의 쌍둥이 두 자녀 모습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구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진심 어린 존경과 위로의 박수를 보내며, 오늘의 솔데의 “오롯이 티비를 비추다” WITH TVSTORY를 마치겠습니다.

 더 좋은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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