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신촌에 들르게 되며, 무얼 먹을까 고민 하는데 딱 한 가지 메뉴가 떠올라 머리 속은 가득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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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여러분들께 불닭은 어떤 메뉴인가요?
여느 유행 메뉴가 그러하듯, 불닭 역시 어느 한 시점에 정말 폭발적으로 유행하며 동네에 불닭집이 블럭마다 하나씩 생길 정도였으나, 이제는 불닭집을 찾으면 동네가 아니라 지역별로 전문점이 하나 나올 정도, 대부분은 닭발집이나 여타 야식집의 메뉴 중 하나로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사실 요즘에는 불닭하면 정말 ‘불만큼 매운 닭’이 아니라 ‘불닭볶음면’의 맛만을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거구요.
추억 속 메뉴 불닭
저에게 불닭은 추억 속의 메뉴입니다. 불닭이 유행을 하고 동네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작은 불닭집들이 자리를 잡을 때쯤 처음 먹어본 불닭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보통 매운맛을 시켜서, 집에서 쌀밥에 보리차를 말아 만든 밥에 곁들여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던지요!
하지만, 불닭에 치즈토핑을 하는 것이 머뭇거려질 당시의 지갑 상태 때문에, 정말 아주 정말 가끔 큰맘 먹고 주문해서 먹는, 그런 메뉴였지요.
그리고, 이제는 불닭을 주문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벌이를 하게 되니…
불닭 집이 없어요.
없어요. 진짜 없어요. 블록 별로가 아니라, 동네 별로 불닭이라는 상호를 가진 집들이 하나 있을 정도에, 메뉴로서도 불닭발집이나 야식집에서 함께 하는 메뉴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검색창에 불닭을 검색해보아도, 불닭이 아니라 불닭볶음면이 상위에 나오고, SNS에서는 아예 불닭=불닭볶음면이 된 정도!
그래서, 가끔 떠오르는 불닭이란 메뉴를 먹을 일이 정말 없었지요. 그러던 중, 갑자기 근래에 너무너무 불닭이 먹고 싶어서, 신촌 홍초불닭 본점을 가기로 했답니다.
사실, 글 초입에, 신촌에 갈 일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 ‘갈 일’ = 불닭 먹는 일이었습니다.
신촌 홍초불닭: 여전히 남아 있는 추억의 불닭 맛집
홍초불닭은, 불닭 열풍이 불 적에 프랜차이즈로는 가장 잘 알려진 불닭집 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동네 불닭집들보다 조금은 높은 가격 때문에 저는 주로 동네 불닭집들에서 불닭을 먹었고, 불닭 열풍이 조금은 가라앉았을 시점에 지인들과의 식사/술자리일 때 간간히 방문했던 곳이에요.
매장은 불닭을 만드시는 분과 서빙을 하시는 두 분이 잘 운영하고 계셨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 추억 속 시절에는 매장이 좀 더 넓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간만에 방문하니 이전에 더 넓었던 곳 중 일부로 줄어든 느낌. 추억이란건 자주 실제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기억이 되니,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신촌 홍초불닭 메뉴판과 가격
기본 불닭 메뉴는 종류 상관 없이 가격이 17,000원(어릴적엔 너무너무 비쌌던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2인분이니까 싶은 가격)이고, 사이드 메뉴를 포함한 세트 메뉴는 연인세트A/B가 각각 27,000원, 26,000원입니다. 세트 메뉴는 대개 사이드 메뉴 차이, 그리고 음료가 쿨피스인가 술인가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연인세트A를 시켰어요. 글 초입에 썼듯이, 제 추억 속에 불닭은 보리차에 만 쌀밥(사이드메뉴 기준 누룽지탕)이랑 함께 먹는 메뉴였기에, 사이드메뉴로 꼭 누룽지탕을 먹어야 했습니다 🙂
먼저 잘 익혀진 불닭이 나오고, 연이어서…
저의 추억 속의 맛을 완성시켜줄 누룽지탕이 나왔습니다 🙂
그리고, 연인세트A에 함께 곁들여져 있는 치즈 양념떡 🙂
신촌 홍초불닭 본점 연인세트A (불닭 오리지널+누룽지탕+치즈양념떡+그리고 마요소스) 내돈내산 맛 후기
신촌 홍초불닭 오리지널 불닭 맛 평가
홍초불닭 오리지널 불닭은, 역시나 추억 속의 불닭 맛을 소환해주었습니다 🙂
매콤한 맛과 불향이 적절히 입혀져서 좋았습니다. 다만, 양념이 조금 더 진득하게 있었다면 제 추억 속 맛과 싱크로율 100% 였을 거 같아요. 하지만, 싱크로율 100%가 아니라는 말이, 맛이 아쉬웠다는 말이 아니라, 추억 속 맛과의 비교라는 뜻입니다. 맛있게 그리고 추억을 다시 그리며 즐겁게 먹었습니다 🙂
신촌 홍초불닭 누룽지탕과 치즈양념떡 그리고 마요소스 맛 리뷰
누룽지탕은 역시나 불닭과 궁합이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통 사이드메뉴로 주먹밥 메뉴를 주로 시키는데, 불닭만큼은 누룽지탕이 최고의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
반면에, 치즈양념떡은 맵찔이 입장에서, 맛있는 매운 맛이라기 보단, 매운 자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인 것 같아서, 조금 힘겹게 먹었습니다. 저… 매운 건 좋아하는데 맵찔이라 너무 매운 건 또 못 먹거든요. 흑흑.
더불어, 인스타그램 이벤트로 받은 마요소스는, 개인적으론 이벤트 참여를 하거나 1,000원 추가해서 꼭 함께 먹어 볼 것을 추천합니다. 불닭의 맛을 더욱 풍부하고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
추억을 지나, 여전히 현실에 존재하는 불닭집, 홍초불닭
어느새 모든 메뉴의 바닥을 보이고, 제 배 속엔 포만감이, 제 머리와 가슴엔 몽글몽글한 추억의 맛이 담겨졌습니다.
사실 간만에 불닭을 먹겠다고 불닭집을 찾으면서, 이렇게까지 불닭집이 없다니 싶어서, 조금 놀랐어요.
그래도 다행히도, 당시에 그나마 몇 차례 가보았던 신촌 홍초불닭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기쁘게 그리고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이날 신촌을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요.
참고로 홍초불닭은 신촌 말고도 장충동에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잘 찾아보면 동네마다 홍초불닭이 아닌 불닭 집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불닭의 추억을 가지고 계신 당신, 그래서 불닭을 검색해서 이 글에 들르신 당신, 오늘 저녁 또는 이번 휴일, 불닭 한 끼 어떠세요? 🙂
진짜 불닭과 불닭볶음면의 맛 차이
저는 맵찔이라 불닭볶음면이 맵다하여 아직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날 저와 추억투어를 함께 하였던 안테나곰님은 불닭볶음면을 종종 먹기에, 두 맛의 차이를 물어보았습니다.
“둘 간의 맛은 달라.”
네. 둘 간의 맛이 다르답니다. 흑… 먹어봐야 안다고 하네요.
참고로 안테나곰님은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 제가(이번주 PT 때도 트레이너 분에게 “회원님은 맛있는거 먹는걸 정말 좋아 하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 뿌듯해한 나란 솔데) 인정하는 초딩입맛 미식가입니다. 입맛이 초딩 입맛인데, 맛을 세밀하게 잘 느껴요. 그래서 간간한 맛도 잘 구별하고, 그렇습니다. 그저, 입맛만 초딩입맛… 그래서 맛은 잘 아는데, 만족하기 쉽지 않은…
저는 조만간에 또 불닭을, 이번에는 동네에서(정확히는 옆 동네에서) 여전히 ‘불닭’을 상호로 하는 가게에서 주문해서 먹어볼까 합니다 🙂
홍초불닭도 또 조만간에 다시 가봐야지요 🙂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당신께 추억의 음식을 묻는다면 어떤 음식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그리고 그 ‘추억’은 무엇일까요? 이번 주, 그 추억을 다시 한 번 만나보시는 거 어떠세요?
당신의 추억 속 몽글몽글한 감정들을 응원하며, 간만에의 ‘오롯이 음식을 비추다’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