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많이 좋아하시죠?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지만, 각 나라별로 다양한 정서를 담고 있으며, 우리나라 만화의 경우도 우리나라만의 정서를 담고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에 자주 보는 만화인데도, 박물관이 있다라는 생각은 못해봤는데요.
지인이 부천 가볼만한곳 으로 부천 만화박물관을 가보자고 하길래 추운 날씨이지만 지하철을 타고 긴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부천 만화박물관 솔직한 관람 후기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부천 만화박물관의 전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박부성 전 : 만화가의 시간여행>이 2017년 11월 16일 부터 2018년 4월 15일까지 열리며, 1층에서는 <일본 소녀 만화의 세계: 소녀들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 2017년 11월 15일 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전시됩니다.
부천 만화박물관은 3층과 4층 전시는 입장권을 구입해야 전시를 관람 할 수 있는 유료 전시입니다. 1층과 2층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합니다. 입장권과 할인에 대한 내용은 글 뒤에 운영시간과 함께 정리할게요.
3층에서 표를 확인 후 <박부성 전 : 만화가의 시간여행 전시> 를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룸 1개로 되어있습니다.
1961년 부터 1980년 까지 20년간 만화를 그리신 박부성 작가님 (본명 : 이세희)의 만화에 대한 전시 입니다. 아무래도 꽤 오래전이기 때문에 박부성 작가님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당시 작품들과 최근 다시 그린 만화 원화들을 같이 비교해 놓고 있어 필체의 변화를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전쟁과 1.4후퇴, 휴전을 겪으시며 어렵고 가난했던 당시의 일상들과 함께 만화라는 장르의 불모지였던 당시 예고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탈락 후 정진하여 미대에 진학, 만화가로서의 길을 걷는 드라마틱한 삶의 이야기들이 만화책과 함께 회고 되고 있는데요.
사실 박부성작가님의 작품을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쓰인 글을 천천히 읽으며 당시의 시대상과 독자들의 반응 등을 살피며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만화가로서 살아오신 길에 각 챕터마다 입구에 마련된 팜플렛에 도장도 찍어 보았는데요. 이런 소소한 체험을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또, 구경하던 아이 한명이 실제로 만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요.
저도 나중에 알았지만, 상설전시관으로 가시면 “땡이네 만화가게”라고 하는 전시 부스에 명견 포피의 모험을 볼 수 있습니다. 잘 한번 찾아보세요~
기획전시관을 다 보고나면, 오른쪽에 상설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는데요. 1900년대 초반의 신문에 삽화로 시작한 만화부터 현재의 웹툰까지의 역사를 모두 정리해 놓은 공간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볼 수 있는 작품인데요. 1900년대 초반의 신문에 그려넣은 삽화를 입체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는데요. 꽤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좌우로 움직여요.
아래 작품은 그 중 하나인데요. 황금시계와 반지를 자랑하고 싶어 버스에서 서서 팔을 내미는 여성들의 모습을 풍자한 삽화인데 이 것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는데요. 원래 삽화도 위트있게 과장된 모습이 재미있었는데 이를 입체적으로 만든 작품 역시 아이디어가 훌륭했어요.
2002년까지 연재되었던 고바우 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신문에서 이 고바우를 봤었는데요. 그땐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지금 다시보니 필체의 라인이며 아이디어가 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할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땡이네 만화가게라는 전시 부스가 있었는데요. 아주 예전 만화가게를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더구나 진열되어 있는 만화책 역시 의자에 앉아서 천천히 볼 수 있는 게 사실 신기했는데요. 여유가 있다면 앉아서 한권 읽어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캐릭터 이름을 잘 모르겠지만, 카운터에 서 있는 대형 피규어.
만화가게 옆 깜빡 거리는 전등 아래 어두운 골목에 서있는 만화 [도전자]의 주인공 훈이
레슬링을 보고 있는 가족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작품. 가까이 가면 불이 켜지며 레슬링 경기 사운드가 재생되요.
순악질여사로 유명하신 길창덕 작가님의 “나의 만화의 주인공들”
혹시나 알고 있는 주인공이 있는지 찬찬히 살펴 봅시다.
신문수 작가님의 로봇찌빠. 슬슬 식자된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잘 살펴보면 펜질의 흔적이나, 지워지지 않은 연필 자국들, 식자된 원고들, 수정액이 칠해진 원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
김수정 작가님의 둘리와 이진주 작가님의 달려라 하니. 둘다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들이라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인데요.
둘리의 경우는 색연필로 그려있는 둘리와 살짝 옆면에 붙어있는 둘리와는 굉장히 틀린데, 처음엔 못생겼던 둘리가 시간이 갈수록 귀여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달려라 하니의 원고도 볼 수 있는데, 지금봐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굉장했습니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 온라인 게임으로 아주 유명한 리니지의 원작작가 신일숙 작가님의 엄청난 대작인데요. 여자들이나 보는 만화라고 순정만화가 치부되었던 시기에 서사적인 스토리로 엄청나게 유명했던 작품입니다. 아래에는 이현세 작가님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보이네요.
황미나 작가님의 미스터 블랙
보물섬이 크게 만들어져 있는데요. 둘리 만화를 일부 책 처럼 만들어 놓고 진짜 보물섬 책들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저도 참 많이 봤었는데 새록새록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나저나 원래의 둘리는 못생겼..
진짜 보물섬을 보는 것 처럼 뒷면 광고 역시 같이 재현해 놨습니다.
순정만화 만화 월간지 였던 르네상스. 특이 아래 사진찍은 3월호는 표지 그림이 기억날 정도인데요. 역시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릅니다.
윙크, 터치, 밍크 추억의 만화잡지 이름들이 많네요.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라고 쓰여진 만화책 옆면 도 너무 익숙하게 보이는 군요.
4층은 웹툰에 대한 전시가 있습니다. 만화가의 일상이라는 작품인데, 가까이 다가가면 띠리리리링 하며 원고를 재촉하는 전화가 옵니다.
4층의 마지막 코너인데요. 포토존들이 이것 저것 꾸며져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불이 켜지고 캐릭터가 약간씩 이동하면서 나래이션이 재생되는데요.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나름 재미있는 체험이었습니다.
멋있는 캐릭터가 포토존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재미있던 게 원형으로 되어 막 돌아가면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작품도 있었는데. 그것 말고도 소소한 재미가 있는 전시품들이 많았습니다.
평일 오후 관람이라 엄청나게 한가했습니다. 사실 부천 만화박물관을 검색해 보고 “일본소녀만화의 세계”라는 전시가 하는 것을 확인한 후에 관람하기 위해서 간 것이었는데요. 이 글에서 전혀 언급이 될 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사실 “일본소녀만화의 세계” 전시는 솔직히 좀 많이 부실한 전시회였습니다.
유료 기획전시인 “박부성 전 : 만화가의 시간여행” 에 비하여 무료 기획전시인 일본소녀만화의 세계는 기획 이름 대로인 일본 소녀만화의 세계를 알기에는 빈약한 내용에 몇가지 포스터 전시와 함께 실제 만화책을 가져다 놨더라구요.
이 무료전시를 제외하고는 박부성 전과 상설전시관은 굉장히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는데요. 알지 못하는 작가님인 박부성 작가님 전시에서는 당시의 시대상과 시대 안에서의 작가 개인의 이야기, 그리고 당시 만화산업의 이야기 까지 알 수 있어 굉장히 재미있었고, 아무 기대 없었던 상설전시관의 경우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할 정도로 만화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역사적으로 또 분야별로 잘 나눠 책과 조형물, 피규어, 움직이는 전시품등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만화라고 하면 아직도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관념들이 있는데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와서 정말 재미있게 관람할 부분도 있었지만, 또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어 마냥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라고는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조금 나이드신 저같은 분이나 연인들과 천천히 둘러보며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데. 여러가지 체험 같은 부분은 또 아이들을 위해 촛점이 맞춰져 있어서 타겟이 어디일까 란 고민을 해봤습니다.
차라리 아이들을 위해 특화된 만화 전시관을 따로 또 만든다면 아이들 역시 너무나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데, 뽀로로 같은 만화 캐릭터에 대한 전시는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박물관 이라는 이름만 듣고 별로 일것 같다는 선입견때문에 가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시간 나실때 가보시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의외로 재미있고 의외로 잘되어있으며 의외로 시간이 매우 잘갑니다.
TABLE OF CONTENTS
부천 만화박물관 관람시간 안내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은 5시까지 입장해야 합니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당일 및 그 전날
부천 만화박물관 관람료
일반권 5,000원 / 단체권 4,000원 / 가족권(성인2+어린이2) 15,000원
4D 상영관 관람료는 별도 1,000원
무료관람대상
– 노약자(만65세이상(의료보험증 및 주민증 제시), 36개월 미만 어린이)
– 장애인, 장애등급 1~3등급 본인 및 동반 1인 한정 무료 관람, 그외 본인에 한하여 무료관람 (장애인복지카드 지참)
– 생활보호대상자 무료 관람 (의료보험증)
– 국가유공자 본인 및 배우자 (유공자 카드)
관람료 할인
– 1월 말까지 T멤버십 전고객 1일 1회 본인에 한하여 입장료 20% 할인 + 4D 관람료 무료 제공
–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평생학습서비스 “지식(gseek.kr)” 회원 본인 한해 입장료 20% 할인
–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선착순 300명에 한해 무료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