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구축 빌라 빗물 누수 – 아크릴 인젝션 방수공사 후기

구축 빌라 누수 – 아크릴 인젝션 방수공사 후기 – 빌라의 경우 누수가 일어나면 아파트 보다 더 골치 아파지는 부분이 주민들의 협조입니다. 물론 관리사무소가 있더라도 중재하지 않는 아파트도 있지만, 대부분 관리사무소가 외벽(공용부)의 문제인지, 내부의 문제인지를 파악하여 외부(공용부)의 누수인 경우 그동안 쌓은 건물수선충당금을 통해 해결하게 되는데요. 구축 빌라에서는 그런 부분이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구축 빌라 누수 때문에 아크릴 인젝션 방수공사한 후기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집에 물이 새기 시작했다

누수가 되기 시작한 건 3-4년 전이었습니다. 갑자기 안방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그제서야 살펴보니 안방과 작은 방쪽으로 외벽쪽 벽지가 물에 젖고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거죠..

4층 건물 중 저희 집은 1층이기 때문에, 2~4 층 역시 샐 거라 생각하고 방수 공사 얘기가 나올테니 그때 같이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 해가 넘어가고 그 다음해에도 얘기가 나오질 않더라구요.

그러다 옥상에 누군가(누군지 모르는 거주자가..) 가져다 놓은 쓰레기 더미를 돈 주고 치워야 한다고 해서 모인 자리에 방수공사 얘기가 나와서 물어봤더니 놀랍게도 3~4층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헉!)

크랙간 천장
천장을 뜯어내니 누수가 되는 곳이 보입니다.

4층 건물에 1층인 우리집만 물이 샌다?

3~4층은 이상없다고 하고 2층은 샷시 주변으로 살짝 벽지가 젖는 정도라고 하는데,, 1층인 저희집만 빗물 누수로 온 벽지에 곰팡이가 피고 비가 오면 대야를 가져다 놔야 하는 지경으로 얘기가 나오겠지 하며 2년을 버텼더라구요.

업체에 연락해보니 공통적으로 옥상방수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더군요. 업체에서는 옥상방수만 1000만원, 외벽방수가또 얼마.. 하지만, 옥상 방수 문제를 얘기하자고 했지만, 17가구 중 5가구만 나왔고, 그 외의 분들은 나오지 않으셔서 협의자체가 안 되었습니다. 또한, 하자고 하기도 전에 반대편 4층 분은 나오셔서 4층이라고 돈을 더 내야 한다면 안하겠다! 하고 자기 할말만 하고 들어가니 진행자체가 안 되었습니다.

어디가 누수 되는 걸까?

결국 1층인 저희 집이 물새는 외벽 한쪽이라도 외벽 방수 공사라도 하고 싶어 설득해 봤지만 2층은 공사비의 30%만 내겠다고 하고, 3층은 간곡하게 얘기해도 안하신다고 하니 덩달아 4층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저희가 공사비 70%를 내고 1-2층 윗 부분만 외벽 방수공사를 시도 했습니다. 여기서 고쳐졌다면 해피엔딩에 이 글은 외벽방수 글이 되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작업자 분은 꼼꼼하게 작업해주셨습니다.)

비만 오면 물이 계속 새면서 계속 유튜브나 웹사이트를 검색해 보았습니다만, 빗물 누수의 경우 배관 누수와 달리 찾아낼 수 있는 기계도 없고 방법도 없어 결국 하나 하나 해보는 수밖에 없다더군요.

위층은 안 새는데 아래층 외벽쪽이 샐 경우 가장 먼저 체크해 봐야 하는 부분은 윗층의 샷시 코킹을 봐야 하고, 위층의 샷시 부분에 누수가 있는지, 외벽에 있는 구멍을 통해 누수가 들어오는지, 크랙은 없는지, 옥상 배수구로 물이 잘 빠져나가는지, 싱글 지붕을 통해 누수되지 않는지, 옥상의 파라펫을 통해 누수가 들어오지는 않는지, 옥상방수가 되어 있는 지 등 다양한 부분을 체크해야 합니다.

내벽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적벽돌 외장재를 다 뜯어내고 새로 외벽 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답이 없는데, 그런 방법은 빌라 특성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결국은 답이 없으니 참고 살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답변도 보았습니다 (…)

물론 샷시 코킹이 문제라 그 부분만 처리하면 된다면 아주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지만, 샷시가 아닌 30년 구축 빌라들의 경우 샷시 교체 없이 알루미늄샷시 + 목창호 그대로인 집도 많아 문제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샷시 공사를 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찾아보면 찾아볼 수록 다른 집들이 다 같이 방수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저희 집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곰팡이와 같이 살수도 없어 인젝션 방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말리시더군요. 누수는 밖에서 잡아야지 안에서 잡아서는 안된다. 인젝션 공사는 아무 소용없다 물길이 다른 곳으로 가서 다시 샐 것이다 등등. (그럼 저보고 어쩌라구요…..)

아크릴 인젝션 방수를 하다.

인젝션 방수는 안쪽에서 크랙부분에 페커라고 하는 약품주입노즐을 설치한 다음 압력을 통해 약품을 크랙으로 밀어내어 약품이 크랙 사이로 들어가 굳게 되어 방수가 되는 방식입니다.

제가 전문 업자는 아니나 알아본 바로는 보통 우레탄 인젝션 방수가 있고 아크릴 인젝션 방수가 있는데요. 아크릴 인젝션의 경우 2가지 액체를 함께 쏘아서 실리콘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고, 우레탄 인젝션 방수의 경우 우레탄 1가지 액체로 채워지는 방식입니다.

아크릴 인젝션과 우레탄 인젝션 방수 중 어떤게 나은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아크릴 인젝션 방수가 우레탄 인젝션 방수보다 비용이 높은 편이고, 아크릴 인젝션 방수시 먼저 아크릴 주입후 굳힌 다음 다시 우레탄을 넣어 두번 방수하는 업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크릴 인젝션 방수보다는 일반적으로 인젝션 방수라고 하면 우레탄 인젝션 방수를 얘기하며 우레탄 인젝션 방수를 하는 업체가 아크릴 인젝션 업체보다 많은 편입니다.

잘라낸 합판 천장

천장의 합판을 뜯었습니다. 외벽부터 안쪽으로 크랙이 길게 가 있고 크랙 주변으로 빗물때문에 어둡게 습기를 먹은 자국이 너무 쉽게 보였는데요. 몰딩 부분에서 빗물이 떨어져 그 부분으로 누수가 되는 것으로 알았으나 실상은 외벽에서 크랙을 타고 안쪽까지 온 다음 안쪽에서 빗물이 떨어져 다시 몰딩 부분까지 거슬러 가는 것이더라구요.

인젝션 직 후

빗물이 떨어지는 곳을 파악 한 후 페커를 박아 넣고 인젝션 노즐로 용액 1 / 2를 같이 압력으로 밀어 넣습니다. 정확한 곳으로 넣게 되면 크랙을 따라 용액이 퍼지면서 실리콘 처럼 변하게 되는데요.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크랙을 따라 흰색 실리콘 형태로 삐져 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젝션 직후 2

이쪽도 크랙을 따라 또 약한 부분을 따라 아크릴이 퍼지면서 하얀색 실리콘같이 맺히게 됩니다.

아크릴 인젝션 기계

기계에 이렇게 왼쪽과 오른쪽에 다른 액체를 넣은 후 분사하면 두개가 합쳐지며 실리콘 형태로 변하게 되는데요. 분사한 후 수 분이 지나면 바로 아래와 같이 실리콘 형태로 굳어지게 됩니다.

실리콘처럼 변한 액체

누수가 되는 천장 부분과 벽 부분으로 여러 개의 페커를 꽂아 넣어 용액을 넣었습니다. 시공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면적이 크지 않았음에도 꽤 많이 걸렸습니다. 용액을 주입한 후 실리콘 형태로 굳어지는 시간이 있어 바로 우레탄을 주입하지 않고 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인데요. 실리콘으로 굳어지면 다시 페카를 이용해 우레탄 액을 넣어 2차로 인젝션 방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인젝션 작업을 마치면 페카 끝을 부러트리고 안쪽 페카는 남아있는 상태에서 끝나게 됩니다. 억지로 안쪽까지 제거하려다가는 벽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도배시 문제가 된다면 퍼티 같은 걸로 메워 줘야겠더라구요.

유의하실 부분은 우레탄 인젝션 방수시 우레탄이 삐져나와서 아래로 흐르게 되는데요. 바로 바로 닦아 주지 않으면 이게 굳어버려서 제거하기가 굉장히 힘들어 집니다. 누수만 잡히면 된다는 마음으로 사실 아무 컴플레인도 하지 않았지만, 그때 굳은 우레탄이 창문에 너무 많이 붙고, 떼지지도 않아 제거하는 데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인젝션 공사를 하신다면 우레탄이 삐져 나와 창문이나 바닥에 묻는 경우 굳기 전에 바로 우레탄 리무버 같은 걸로 지워주셔야 깨끗하게 됩니다. 굳은 후에는 칼이나 헤라 같은 물리적 수단으로 걷어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누수는 잡혔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서 누수가 잡혀는가 인데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인젝션 공사라는 것이 크랙을 통해 빗물이 나올 경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천장의 크랙을 통해 떨어지는 빗물은 인젝션 공사후 더이상 떨어지지 않았고 몰딩부분으로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여름에는 비가 굉장히 오래 많이 왔는데요. 장마 전에 시공했음에도 천장으로는 비가 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다행이기도 하고 한시름 놓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빌라의 좋지않은 상태입니다. 천장으로는 새지 않았으나 어쨌든 어디선가 내부 벽체를 타고 빗물이 내려오고 있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근본적인 문제는 인젝션 방수로는 해결이 불가능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벽면에도 인젝션 방수를 했기 때문에 안쪽으로 직접적으로 빗물이 누수되거나 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았지만, 비가 오면 벽이 많이 젖어 A/S를 요청드렸고 오셔서 몇 군데 더 페커를 박고 인젝션 작업을 잘 해주셨습니다만, 빌라 내측 벽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목창호 바깥으로 한 두방울 씩 고여 떨어지고, 이 빗물때문에 벽면이 습해져서 벽지가 변색되는 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더라구요. 때문에 효과가 있었지만, 인젝션 방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견적은 얼마나 되나요?

3미터 방기준 한 쪽 면과, 2.3미터 방 기준 한 쪽면으로 견적을 내었으나 우레탄 인젝션은 대략 80만원 정도, 아크릴 인젝션은 120만원 견적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견적이 다르게 나올텐데요. 대부분 방문 하셔서 상황을 보시고 견적을 내시더군요.

시공은 하루면 되었지만, 다시 물이 새는지를 확인해야 하므로 꽤 오랫동안 천장을 열어놓은 채로 생활해야 했습니다. 저희 집도 시공 후 다시 물이 새는 곳이 있어 2차 시공을 하였고 2차 시공에도 추가 비용은 받지 않으셨습니다.

누수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께

누수가 되면 정말 삶의 질이 엄청 떨어지더군요. 혹시라도 이 글을 검색해서 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미 골치아프신 상태이실 것 같습니다. 인젝션 공사를 추천하느냐 하면, 그렇기도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방수는 들어가는 곳을 막아야지 나오는 곳을 막아봤자 다른 곳으로 물이 흐를 수도 있고 다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누수되는 곳을 찾는 다면 해당 부분을 방수 조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일이죠.

하지만, 공동주택을 살면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공사를 한 후 소송을 하라는 분들도 계셨으나 16집을 상대로 고소하는 게 평범한 사람에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누수때문에 정말 고민인데 다른 방법을 못 찾겠다면 인젝션 방수도 고려해 봄 직 합니다.

저 역시 여러 글들을 찾아보고 하였지만, 대부분 상업 공간이나 건물 관리 차원으로 하는 편이고 빌라 가정집에서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다른 세대의 협조가 없는 경우더라구요. 그런 경우라면 더 더욱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30년 구축 빌라 빗물 누수 인젝션 공사 후기에 대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누수 때문에 골치아프셨던 분들께 이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안테나곰이었습니다.

덧글 6개

  1. 안녕하세요. 저도 구축 빌라 천장과 벽면 누수로 고민 중인데요
    시공업체 공유 안하신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시공업체 공유, 살짝 부탁드려도 될까요?

    메일로 시공업체 정보 부탁드려봅니다

    응답
    • 안녕하세요.
      인젝션 방수 방법에 대해서 추천 / 비추천의 중간 입장이라..
      죄송하게도 업체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따로 메일은 보내드리지 않겠습니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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