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제가 두 달 간 수업을 들었던 학원 소개를 드렸습니다.
바로 이어서, 지난 4월/5월 두 달간 들었던 현대무용 기초반(BASIC) 수업 후기를 전해 드려 보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들은 수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해드려보자면 🙂
– 학원: 서울탄츠스테이션 (서대문구 신촌, 창천동)
– 수업: 현대무용 베이직(기초)반
– 강사: 류견진 안무가님
– 일정: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30분 ~ 밤 10시
그럼, 이제 지난 두 달 간의 현대무용 왕초보 도전기를 전해드려 봅니다 🙂
-1단계: 꼼꼼히 수업 고르기
(워크샵 수업들을 제외하고는) 현대무용 수업이 처음이다보니, 사실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나 고르기도 참 어려웠고, 이직 이후 꾸준히 수강하기 위한 평일 늦은 저녁 시간대(퇴근 5시 30분, 학원까지 오는데 2시간 소요 기준)에 이루어지는 왕초보를 위한 기초반인 베이직 반 수업으로 대상을 한정시키니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론 남성적인 동작을 익히는데 조금 더 관심이 많아 남자 안무가 분의 수업으로 찾던 중에 목요일 저녁 수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2단계: 담대한 마음을 가지기 (중요!)
일단, 적어도 지금이 현대무용을 시작하기에는 최적의 시기였습니다.
왜냐구요?
마스크를 쓰고 수업해야 하니까요. 아니 마스크를 쓰고 수업할 수 있으니까요.
흠흠. 무슨 말이냐면… 스트레칭 좀 못해도, 동작이 엉성하고 실수투성이라도, 자신을 숨길 수 있다는 (유레카!) 것이지요.
즉, 창피함 지수가 1/100 수준으로 줄어들기에, 저 같은 부끄럼쟁이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러니까, 마스크를 쓰고 담대함 지수 100배!
그리고 사실 이 시기,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나빌레라”를 보며 참 많은 걸 느꼈어요.
전 사실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 특히 잘 “못 하는 것”을 하는 것을 잘 하지 못 아니 잘 “하지 않아 왔어요”.
그런 중에, “나빌레라”에서 생의 후반기에, 정말 하고 싶었던 것에 부끄러움 없이 부딪혀 도전하는 덕출 할아버지를 보면서, 저도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 조금 더 담대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수업에야 겨우 앞구르기 다운 앞구르기를 했던 수준의 저이지만, 웃으면서 두 달(여덟번)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혹시라도, 현대무용이 배워보고 싶었지만, 아니 현대무용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지만, 아직 도전해보지 못하셨다면, 그러다가 이 글을 보게 되셨다면 조금 더 담대히 이번에 시작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배울 수 있기에, 지금이 적기입니다. (기승전 마스크) 흠흠.
– 3단계: 강사님 & 커리큘럼에 익숙해지기
앞서 소개를 드렸다시피 저는 “류견진 안무가”님의 수업을 두 달 간 수강했습니다.
원래는 해당 수업 시간은 다른 안무가 분이 담당하셨었는데, 해당 강사 분의 사정으로 강사 분 변경 🙂
근데, 이 분이 춤선 예쁘기로 소문난 “방탄소년단 BTS 지민”의 <블랙스완> 솔로 퍼포먼스 수정 안무 및 대역 현대무용가” 이시네요 🙂
사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지라 강사 분 바뀌신 것도 모르고 수업 듣다가, 뒤늦게 알았습니다. (역시 마스크 개꿀)
알고 있기로, 안무가 분마다 수업 방식과 커리큘럼이 다른데, 류견진 안무가님 수업은
“30분의 스트레칭 -> 30분의 플로우 습득(구르기 등 기본 동작 습득) -> 30분의 안무”
세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스트레칭: 팬더믹 이후 거의 1년 반을 몸을 제대로 쓰지 않고 야근에 찌들어 살만 피둥피둥 찌며 지내온지라, 수업 첫 날, 30분의 스트레칭을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어요.
필라테스를 이미 배운 분들께는 몸풀기 정도일수 있지만, 순도 100% 왕초보인 저에게는 “필라테스 수업 듣고 올걸.”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플랭크 할 때 다리 대기 등 꼼수도 적절히 써가며 스트레칭에 임하다보니 신기하게도 매주 조금씩 몸이 유연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기하더라구요. 전 주에 되지 않던 각도로 몸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
2. 플로우: 현대무용이 아무리 형식을 중요히 여기지 않는다고 해도,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숙달된 개별 동작들에 대한 습득이 수반되어야 하는건은 당연하지요 🙂
다만, 하필 그게 첫 수업부터 “구르기”라서 잠시 당황했지만, 수업이 이어지며 앞구르기>옆구르기>뒤구르기>콤비네이션으로 단계가 상승해서 매주 도전이 되었지만, 완벽하진 못해도 조금씩 구르기에 익숙해지는 (생각해보면 초중고등학교 시절 체육 시간에는 푹신한 매트에서 곧잘 했는데 말입니다) 저를 보며 마찬가지로 뿌듯함 두 배 🙂
무엇보다, “3주 만에 앞구르기를 잘 하게 되시다니 정말 뿌듯합니다”라며 칭찬인데 창피한 멘트로 용기를 북돋아주신 강사님 버프로 완벽하진 못해도 매주 도전의식을 가지고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 제가 앞서서 1편에서 월 단위로 수업 스케쥴이 갱신되지만, 중간에 새로 수업에 들어오셔도 문제가 안 된다 말씀드린게… 플로우를 예를 들자면 어떤 주의 플로우 수업에 지난 주에 배웠던 동작이 함께 나온다고 해도, 수업에 참여한 사람의 수준에 따라 앞선 주의 동작들도 새로이 설명해주시기에, 중간에 수업을 듣기 시작해도 따라오는데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이 되어서 입니다 🙂
3. 안무: 사실상, 제가 앞선 1시간을 악착같이 꼼수 써가면서 까지 버틴 이유이기도 하지요. 마진 아니 안무조아 매우조아.
마음만큼 무용수인 솔데의 현대무용 수업 안무 파트 사진
류견진 안무가님의 경우, 본인의 창작 안무동작을 수업 안무로 직접 알려주셨어요. 참고로 이번 6월에 “2021 보훈댄스페스티벌”에 “한중국제신인작가전”에 류견진 안무가님이 “거짓된 마음”이라는 무대를 선보였는데 무대를 보며 “어, 내가 배웠던 동작이다!”라는 생각이 드니 왠지 더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
류견진 안무가 연출 및 참여 “거짓된 마음” 무대 (2021 보훈댄스페스티벌, 한중국제신인작가전)
수업에 따라, 앞서 플로우 시간에 습득한 동작들이 콤비네이션으로 안무에 활용되기도 하여서, 수업의 연계성이 좋다 여겨졌습니다.
– 4단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익숙해지기
여기서부터는 필수는 아니고, 그냥 제가 수업을 들으며 느낀 + alpha입니다.
수업은 보통 6 ~ 10 명 정도가 함께 들었는데, 현대무용이라는 장르에 취미를 가지신 분들이라서인지, 다들 수업에 마스크도 철저히 쓰시고, 서로 모르는 동작은 물어보고 알려주기도 하는 등 참 모범적인 분위기가 두 달 간 내내 이어졌어요.
저는 그냥 조용히 수업만 듣는 편이긴 했지만, 여러 번 마주치다보니 간단하게 목례인사도 하게 되고 그랬는데, 두 달의 수업을 마친 마지막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같은 수업을 듣던 지인 사이의 두 분이 나누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들은거 아님 들으며 건강한 취미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기 되었어요.
“처음 들을 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뭘 못하는지 알 거 같아서 좋아.” 라며, 지난 수업들에서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두고 뿌듯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 참, 멋지지 않나요? 🙂
물론, 수업 자체에 친목 같은 건 없습니다.
다들 각자 수업에 충실히 하고 서로 도움을 주되 또 각자 존중하며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
(수업목적을 넘어선 친목 ㄴㄴ염)
– 5단계: 건강한 취미를 이어가기
건강한 취미로서의 현대무용!
저도 그럴겁니다 🙂
6월 한 달간은 서울을 떠나 용인에서 기숙사 생활과 함께 새 직장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로 잠시 쉬어갔지만, 7월부터 다시 건강한 취미로서의 “현대무용”을 계속 이어나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제가 저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을 한층 더 숙련되게 해낼 수 있게 되겠지요?
그날의 저를 그려보며 🙂
끝으로, 스샷으로 쓸 사진을 고르느라 수업 시간 영상을 뒤지고 뒤져 찍은 스샷들을 보고 “안무가님이랑 너랑 동작이 전혀 다르잖아?”라고 대거 사용불가판정을 내려주신 안테나곰님께 “아주 매우 레알” 감사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금쓰흡느드 은트느금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솔데 현대무용 공연 2시간 관람권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6개월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는 좀 더 좋은 동작의 사진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그럼, 현대무용 취미 강추! 류견진 안무가님의 수업 강추! 라는 추천 멘트로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