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었는데도, 미세먼지 때문에 어디를 못 나갔었는데요. 지난 주말, 1시간 반이나 걸리는 부평까지 쌀국수 먹으러 갔다가 인천 신포동에 짬뽕밥이 그르케 맛있다고 해서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먹겠냐 싶어서 신포동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짬뽕밥 대신 건축물과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산책을 잘 하고 왔던 것 같아요. 오늘은 인천 가볼만한 곳 추천 개항누리길 / 아트플랫폼 건축물 산책 에 대한 글입니다.
처음 차에서 내려서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caligari brewing 이 있더라구요.
한쪽에서는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설비에서 맥주가 발효가 되고 있고,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이 대비를 이뤄 멋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저 네온 간판은 칼리가리 맥주들을 파는 바인데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피자가 맛있다는 군요.
안 쪽에 들어가서 마셔볼 생각을 전혀 못해서 먹어보지 못했는데, 다음 번에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간다면 한번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에요.
지나다 발견한 건물, 이렇게 동인천 개항누리길에는 굉장히 낡은 건물들이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특이하게 하늘색 페인트 칠 되어 있는 건물인데 기둥 부분만 노란색으로 되어 있어서 굉장히 귀여웠어요. 아래쪽 아주 낡은 도트 타일 역시 대비가 됩니다. 사진보니 하늘이 참 맑았네요.
아시다시피 동인천에는 차이나타운이 꽤 유명한데요. 사실은 청일 조계지계단을 중심으로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왼편과 오른편 동네를 나누어 집단으로 거주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조계라는 것은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의 건물들이 꽤 남아있습니다. 또한, 항구이기 때문에 40~50년 지어진 건축물도 혼재되어 있는데요. 지금은 박물관이나 공연, 전시를 하는 전시 공연장, 미술관으로 쓰이거나 입주 작가의 창작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개항박물관, 짜장면박물관 3개관은 통합 관람시 1700원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저희는 시간이 이미 관람시간이 지나서 구경하지는 못했습니다.
(전시 내용은 “근대건축전시관”으로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시면 보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전시내용이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본우선회사(해운업) 건물로 노란색 타일 벽돌이 특징적입니다. 왼쪽 적벽돌 쪽은 또 단풍나무가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게 서 있네요.
인터넷 사진을 보니 앞쪽에 담쟁이가 올라갔을 때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네요.
현재는 아트 플랫폼 내 속해 아카이브 라는 공간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 관람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 같지는 않았습니다. 카드키로 잠겨져 있는 것 같더라구요.
낡은 나무 대문이 너무 인상적인 건물입니다. 붉은 색과 녹색의 눈에 띄는 조합의 아주 오래된 건축물인 것 같아요.
왠지 일본 보다는 포루투칼쪽 건물 같은데 말이죠.
역사 문화 거리로 중구청 앞쪽에 있는 건물 중 가장 특징적인 2번째 건물이었습니다. (첫번째 건물은 앞에 불법주차때문에 가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더라구요.) 소품샵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불만은 역사 문화거리라고 불리는 곳에 일본 풍의 목조 건물로 상가 건물을 리모델링 했거나 하고 있는 것이 었는데요.
사실 조계지라는 것이 좋은 의미의 역사도 아닌데, 그저 남아 있는 건물에 대한 보수와 보존 하며 역사를 되돌아보는 역할만 하면 될 뿐인데, 굳이 에버랜드나 롯데월드같은 유원지처럼 새로 일본 목조주택을 흉내내어 지어 놓고 특색없는 카페나 먹거리 상점이 들어서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그래서 더 거리가 망가지기 전에 한번 쓱 둘러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존 선창과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건물들을 묶어 아트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아트플랫폼 사이트에서 캡쳐해왔는데요. 기존 건물들의 상태와 현재 상태들을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해놨더군요.
전시나 공연등이 엄청나게 많이 계획되어 있으므로, 시간에 맞다면 원하시는 공연시간대에 맞춰서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인천 아트플랫폼으로 검색하면 사이트가 나옵니다.
대한통운의 창고로 1948년 지어졌다고 합니다. 낡은 외관에 낡은 상호가 멋집니다. 노란색의 포인트 역시 좋은데 앞에는 뜬금없는 배트맨이 있습니다. (솔직히 의미도 모르겠고,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아트 플랫폼에는 대한통운 건물과 같은 적벽돌 건물들이 많았습니다. 적벽돌로 새로 건물을 만들기도 하고 기존 건물을 보존하여 사용하기도 하면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의미있는 전시와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이나 타운쪽으로 가면서 본 핑크색 건물.
별거 아니지만, 담백하고 시크하고 좋잖아요?
차이나 타운은 솔직히 중국풍 유원지라 한번 쓱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람이 엄청 많더라구요. 차이나 타운에서 자유공원 쪽으로 올라오면서 한 컷. 노을이 비현실적인 하늘이었어요. 서울처럼 어딜 봐도 아파트가 한 군데쯤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더 그랬나 봅니다.
노을을 보면서 잠깐만 나가도 이렇게 다른데, 서울안에서 못 벗어나는 지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초한지 벽화거리를 지나 위로..
돌계단과 나무와 저 멀리 비치는 노을이 너무 예뻣습니다.
자유공원을 슬쩍 둘러 보고 내려가려고 하면서 한 컷.
어떤 곳은 참 붐비는데 어떤 곳은 참 조용하게 주택가 같은 느낌입니다.
내려가는 계단 옆의 인천제일교회
차이나타운에서 내려가면 다시 중구청이 나옵니다. 그 쪽 앞이 처음 산책을 시작한 문화 예술의 거리로 한바퀴 돌았네요.
시간이 너무 늦어 신포동에 있는 수요미식회 나온 집 옆집에서 그르케 맛있다던 짬뽕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추천 드리고 싶은 점은 건축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제강점기 시절 건축물 뿐만 아니라 아주 오래된 타일 건물들 또, 그 건물들이 잘 정비되지 않아 페인트칠을 하고 시멘트질을 하고 쓴 세월의 흔적들을 발견하며 즐거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곳이라 약간 날 것의 느낌이 거리에서 느껴지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아직 스타벅스와 투썸, 던킨과 베스킨, 스킨푸드 등이 아직 안들어왔거든요.
단점으로는 특색있는 가게가 없다는 점. 길거리를 보고나면 다른 볼거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날씨 좋은 날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기에는 좋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