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솔데의 오티비(오롯이 티비를 비추다)는 솔데가 자신이 가진 무한도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아 쓴 글입니다. 무한도전의 팬이 아니시라면, 다소 이해가 어려우실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여기서부터 하단의 특정 내용까지는 이달 초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후로 하차 및 종영이 명확하지 않다는 해명 기사가 나온 후 그대로 잠재워두었다가, 오늘 무한도전 시즌 종영을 앞두고 살을 보태여 올려봅니다.
글의 일부에 종영설 초기의 저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현재 시즌 종영을 앞둔 저의 감정과 생각이 뒤섞인 부분을 조금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올해 들어 가장 가열차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이달 초,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가 들려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한도전 멤버 전원 하차설.
김태호 피디가 일선에서 물러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역할할 거라는, 사실상의 하차 소식을 전해 들은지 얼마 되지 않아 연이어 들려온 무한도전 멤버 전원 하차설은, 무한도전을 늘 (조용히) 지켜보고 아껴온 저에게는 일종의 K.O.를 앞둔카운터 펀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 같은 팬은, 그 주 방송된 무한도전의 웃음 총량치가 얼마가 되건, 매주 토요일 무도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늘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비록 무한도전과 어떠한 물리적/직접적 교감은 없는 사이이지만, 매주 토요일 방송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무한도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당연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어느 날엔 그리 큰웃음 빅재미를 주지 못했을지라도, 무한도전 멤버들을 이번주에도 언제나처럼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던 저입니다.
한동안 파업 등의 외부적인 요인으로 또 일종의 휴식기를 필요로 한다는 무한도전 측의 내부적인 요인으로 일정기간 무한도전을 만날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 시기마다 “돌아올거니까.”라는 생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잠시 무한도전을 보지 않고 지내더라도 괜찮았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이달 초 정말 그간 10년을 넘는 기간동안 함께 해온 무한도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불연듯 찾아왔을 때, 저는 여느 무도 팬이 그러하였듯 “보낼 수 없다”는 마음과 “떠나야 한다면”이라는 양가적인 생각을 두고 무한도전의 시즌 종영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솔데의 오티비] 무한도전의 진정한 첫 쉼표를 앞두고 : (1) 하지만 보낼 수 없는 이유
떠날 때를 알고 떠난다는 것은 아름답다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또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하지만, 무한도전에게 그런 말로 내일의 안녕만을 빌어주기엔 뭔가 마음이 편치 않은 팬은 저 하나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어느 한 편으로는 그렇게 떠나려고 한다는 무한도전을 마냥 붙잡을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한도전을 마냥 붙잡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찌 되었건, 무한도전 위기설이 몇 년 전부터 흘러 나왔고, 날이 갈수록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언가 나아갈 방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언제부터인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낼 수 없는 이유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는 무한도전의 위기설과 멤버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과연 전원 하차라는 방법으로만 풀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 무한도전이 감당해야 했던 외부적 부침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무한도전이 감당해야 했던 외부적 부침이 무한도전에 미쳤던 압력이 상당했다는 점입니다.
MBC의 첫 총파업을 기점으로 무한도전은 큰 외부적 부침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름하여 “올바름”과 “선두로서의 상징성”이라는 무게를 무한도전이 감당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매주 즐겁거나 감동적이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쏟아도 모자랄 프로그램이, 이러한 필요 이상의 무게를 짊어진다는 것은 어찌 보자면 진정한 의미의 독이 든 성배가 아니었을까 하는 싶습니다.
“곤장 참회”, “노홍철 소개팅 논란” 등 무한도전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구태여 짊어져야 하는가 싶은 “자/타의적 올바름”을 뒤집어 쓰고 감당해야 했던 문제 이상의 비판과 비난은 “올바른 웃음”이라는 절대 쉽지 않은 정체성을 무한도전에 덧씌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체성이 덧씌워진 이후, 외부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무한도전이 감당해야 했던 무게는 무한도전이 지켜온 “웃음”의 확장성을 오히려 억압하고 맙니다.
전에도 이후에도 쉽사리 나오지 않을 이러한 위치에 무한도전이 상징적으로 서게 된 것은 어느 한편으로는 무한한 영광이지만, 당시의 황무지 같은 외부적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너무도 벅찬 영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로지 “웃음”이라는 하나의 목적에 혼신의 힘을 다해도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종영하는 프로그램이 매 시즌 수두룩 한데, 그러한 생각에 “올바른 무한도전”, “선두로서 자리해야 하는 무한도전”을 이끌어 가야하는 이들이 가진 무게감은 어떠했을까요?
설사 그러한 무게감을, 기꺼이 즐길 수 있었던 이들이라고 해도, 연이어지는 논란과 어려움 속에 혹 그들이 스스로의 한계 이상으로 피로하진 않았을까요?
(2) 외부적 부침이 떠나도 무한도전의 피로도는 그대로 남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외부적인 부침이 해결이 되어도, 무한도전이 가진 피로도가 쉽사리 해결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멤버들의 자/타의적 이탈 및 기타 내외부적인 문제들이 무한도전을 요동치게 했고, 무엇보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이 무언가 위축되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마치 바쁜 일을 온전히 감당한 후 찾아온 조금의 여유로운 시점에 온 몸에 찾아온 몸살처럼, MBC의 정치적인 외압이 일정 방향으로 조정되며 해소되고, 여러모로 MBC가 새로워지려는 이 시점에 와서야, 그간 나름의 임무를 다 해왔던 무한도전의 억눌러왔던 피로가 터져나오는 고름처럼 돋아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3) 이제는 진짜 도전을 응원해야 할 때
“왜 하필 이시점인가?” 라는 물음은, 저는 (2)의 이유로 여기고 있습니다.
어찌 보자면,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할 소소한 많은 정비들이, 그간 무한도전에는 허락되지 못했습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꾸역꾸역” 방송이 되어야 하는 순간들이 이어지다가 찾아온 조금은 평화로운 이 시점에,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이 그간을 복기해본다면 너무도 당연히 아쉬운 점이 많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래서 더욱 무한도전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무한도전의 팬의 입장에서) 이 시점의 무한도전의 “아쉬운 점들”은 재정비가 되었어야 함에도, 타의적인 이유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그 재정비가 가능할 시점에, “종영설”이 나오니 A. “”극복하기 어려운 아쉬운 점”들로 떠냐느냐”/ B. “”이제야 극복할 수 있을 아쉬운 점”들을 두고 떠나느냐”라는 양가적인 질문을 스스로 품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의 시즌 종영이, 이제야 가능하게 된 무한도전의 진정한 첫 쉼표, 어떠한 외부적 부침에 의해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재정비를 위해 쓸 수 있을 시간이라는 의미의 무한도전의 쉼표이길 바라면서…
이제 저는 “시즌 종영”이라는 단어가 아직 국내 지상파 예능에서는 낯선 상황에서(물론 “나는 가수다”와 같은 시즌제 시도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어쩌면 무한도전이 진짜 “도전”을 시작하길 바라며 응원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3월 초에 작성한 (1) 편 내용의 수정본입니다. 글쓰기 능력이 부족해 표현이 미숙한 부분은 오늘 본방 후에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무한도전”을 위한 진짜 “무한도전 팬”의 기다림의 시작
저는 위의 내용을 쓰고, “일단 최종 “하차” 여부를 보고 글을 이어가자.”라는 생각으로 무한도전의 다음 갈 길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온 기사와 어제 김태호 PD의 기자간담회 인터뷰를 토대로,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이라는 결말로 나름 지금까지의 무한도전의 한계를 마무리하려한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3월 31일 방송 5분 전) 무한도전의 “시즌 종영”을 앞두고, “시즌 종영”이라는 표현이 무한도전만의 완료형의 의미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애청자들에게 보다는 무한도전만의 현재진행형의 의미이길 바라여 봅니다.
무한도전은 시즌 1 마지막 방송을, “마지막”을 각인시키는 확실한 피날레가 아니라 언제나처럼의 방송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한도전의 시즌 1 마지막 인사법은, 저 같은 반 이상 바스러진 쿠크다스 같은 마음을 유지하고 무한도전의 시즌 1 종영을 기다려온 팬에게 여전한 양가적인 의미로 읽힙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저는 무한도전의 종영을 앞두고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자세 중에, “보낼 수 없는 이유들”에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더해 기약 없을지 모를 미련한 기다림을 계속 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양가적 해석 가운데, 다시 시작될 무한도전을 꿈꾸는 팬의 마음을 담아, 제가 무한도전의 “미래예능연구소” 편을 보고 그려보았던, 무한도전의 차세대 방향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그러나 팬이라면 함께 공감해주시리라 믿는 이야기로 또 한 편의 “솔데의 오티비” 무한도전 리뷰로 찾아오려 합니다.
그럼, 이제 무한도전 시즌 1 마지막회 본방 사수를 위해, 오늘 본방 마치고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무한도전 팬으로서, 혹여나 저와 같이 헛헛한 마음을 지니고 계실 분들을 위해, 제가 무한도전의 종영/시즌 종영 소식을 듣고 난 후 들으며 마음을 달래었던 노래 세 곡을 괜시리 추천해드려봅니다.
1. 다비치 –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전원 하차설을 듣고 나서 최종 입장이 나오기까지 “진지하게” 들었던 노래)
2. 엄정화 – 엔딩 크레딧 Ending Credit (전원 하차설부터 시즌 종영 시점까지 들었던 노래)
3. 이효리 – Seoul (시즌 종영 소식을 들은 후, 무한도전용으로 머리 속으로 개사해서 들었던 노래)
감사합니다.